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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았던 <암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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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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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육영수와 문세광" 편을 본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본 기억만 나지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 났어요. 그도 그럴 것이 2005년에 방영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니까.

<암살자(들)>을 보고 난 후에 MBC가 유튜브에 다시 올린, 선명한 화질의 합본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 난 후 처음 든 생각은, "뭐야, 영화가 다큐멘터리에서 한 발도 더 나가지 않았잖아.", "이렇게 똑같이 만들어도 되나."였습니다. 영화는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과 관련한 부분에 있어서는 다큐멘터리가 짚는 부분을 거의 똑같이 짚어나갑니다. 누가 단서를 추적하느냐, 어떻게 그 현장을 보여주느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정말 감독의 생각은 1g도 들어있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1974년에 발표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연결합니다. 사실 저격 사건과 자유언론실천선언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적으로 말이 되죠. 저격 사건이 미제로 남은 것도, 자유언론실천선언이 발표된 것도 모두 폭압적인 시대의 부산물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연결하면 말이 되죠.

어떻게 생각하면 흥미롭습니다.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던 독재자의 배우자가 죽은 사건인데 철저한 조사가 되지 않았다는 증거가 너무나 많고, 총성과 총알 수에서부터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결론을 유지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됐다는 건 여러 가지 상상력을 자극할 수밖에 없죠. 다른 사건이라 일대일 비교는 어렵지만, 그 아이러니를 누구는 <그때 그 사람들> 같은 방식으로 푼 거고, 누구는 <암살자(들)> 같은 방식으로 풀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영화 속에서 범인이 누구인지는 <미션 임파서블 3>의 토끼발 같은 겁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이 이야기를 다양한 이유로 진실을 추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하고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연결했으니, 범인 따위를 굳이 지목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실제로도 기자를 물리력으로 두들겨 패는 시절인데, 뭐가 어떻게 결론이 난들 어떻겠습니까. 다만, 이 후반부의 연출은 거의 80년대 영화 수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노골적이고 너무 감정이 과잉됐습니다. 좀 촌스러웠어요.

이상한 소란에 대해 언급하자면, 차라리 (영화를 보지도 않고) 패륜적인 영화라고 말하지 말고, 부엉이 바위를 등장시켜 영화를 만들어도 괜찮냐는 헛소리 말고, 영화 뒷부분이 좀 촌스러운 거 아니냐고 비판한다면 동의해 줄 수 있습니다.


이민호가 은근 시대극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이 굵은 클래식한 미남 얼굴이라 요즘 인기 있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은데, <파칭코>에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잘 어울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