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Working Fever
아. 평범하고도 당연한 진리를 이제야 조금 알 것도 같다. "아침형 인간은 일찍 자면 만들어진다." -o- 오늘도 6시 20분에 일어나 Jeffrey의 집에 갔다. 오늘은 Jeffrey가 먼저 나와 있다. 그런데, 아침에 전기공이 온다고 했는데, 안왔다.-_- Jeffrey와 내가 열심히 정리하 고 있으니 하수처리 시설용 구덩이 파러 오는 사람이 오고 (뭐라고 하지? 가설공인가?) 점심쯤 되서야 전기공들이 왔다.
그저, 어제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힘쓸 일이 별로 없겠거니 싶었는데... 역시나 많았다. -o- 치워도 치워도 나온다. 결국 청소차에 가득 찬 모래와 벽돌, 자재들은 위로 쌓여갈 태세. 그렇지만 사실 그제, 어제보다는 힘이 덜 들었다. 오늘은 일도 조금 일찍 끝나고, 상대적으로 덜 힘든 일들이었고, 첫날 속도를 내서 일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Jeffrey가 도와줬기 때문이기도 하지. 오늘도 많이 도와주셨다. Jeffrey 아저씨,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돈은 감독에게 월요일날 받기로 했다.)
미니 포크레인-_-을 몰고 구덩이를 파러 온 사람도 한국사람이었는데, 이것저것 이야기를 해줬다. 호주도 점점 살기 어려워진다고 한다. Jeffrey가 그랬는데, 예전엔 말 못해도 직장 구하는 건 너무나 쉽고, 이 직장 기분 나빠서 그만 두면 저 직장가서 일 하면 되던 시기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많이 힘들어졌다고 한다. 물론 물가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사실 한국이 더 살기 힘든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호주로 이민 온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이민가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한국에서 살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까.
어디에 살건 세상 사는 건 만만하지 않지만, 그리고 어려운 점이 사는 곳에 따라 서로 다르겠지만, Jeffrey의 건설 중인 집을 보면서 문득 호주에서 사는 게 좋은 점 중 하나가 생각났는데 (전제가 있다. 열심히 열심히 열심히 살아야 가능한 거니까.) 자기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 물론 일반 직장인이 젊을 때 집을 지을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이 있기는 어렵겠지 (부자집에 태어나거나 로또 맞지 않는 한). 그러나, Jeffrey도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거치며 지금도 일을 하며 준비를 해서 살던 집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새 집을 짓고 있다. (물론 조금 무리해서 짓는 거라 한다. 융자도 받고 그랬겠지.)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직장 생활 하거나 자영업해서 집을 짓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 (물론 땅이 좁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3일 동안 내가 치운 것들

많다 많아...
아, 일 하면서 Jeffrey가 이야기 해준 호주의 이것저것.
호주에는 자기 집을 스스로 지을 수 있는 면허증도 있단다. (Jeffrey도 공부해서 땄지만 혼자서 도면부터 그려서 일일이 인부들을 시켜가며 짓는 게 골치 아픈 문제가 많아서 건축업자에게 맡겼다고 한다.) 재밌다. 만약 시간만 되면 (일터에 안나가고 매일 감독하고 신경쓰는 게 가능만 하다면-_-) 자기가 설계한 집에서 사는 기분, 참 좋을 듯 하다.
낚시 면허증도 재밌다. 한국 사람들이 여기와서 면허증 없이 낚시하다가 낚시도구 다 뺏기고 법정에 서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게다가 호주의 바다를 모르고 낚시하러 갔다가 죽는 한국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물고기 하나 더 낚을려고 목숨 거는 셈이지.
집 지을 때 그날 일이 끝나면 꼭 현장을 철조망 같은 걸로 막아둔다. 도둑이 들을까봐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거 안해놓으면 벌금 문단다. 그리고, 누가 거기 들어가서 다치면 그걸 모두 책임자가 다 물어야 한단다. 게다가 현장 주변을 깨끗이 하지 않으면 벌금 문단다. 현장에서 나온 돌멩이 같은 게 인도에 있어도 문단다. (아주 조금은 상관없겠지만)
이건 그 포크레인 모는 분이 이야기한 건데, 호주의 많은 한국 사람들은 건축업에 종사하고 있단다. 그게 왠만한 일들보다 더 보수가 낫단다. 실제로 한인대상 생활정보지 광고를 봐도 건축관련하여 사람 구하는 광고가 많다. 말이 사회적인 평가를 따라가는 걸까? 한국에서는 일단 대부분 '노가다'라고 하고, '노가다'일을 하는 사람은 일단 저평가해서 보는 게 사실이라고 생각하니까. 자신의 작업현장에서 남들보다 손에 흙 좀 더 묻히고, 작업복에 먼지가 조금 더 묻을 뿐인데 말이지. (물론 호주도 그런 시각이 없다는 건 아니고.) 예컨데, "청소부 아저씨들, 얼마나 고마운 분들이예요. 그렇죠, 여러분?" 이라고 교육한다는 거 자체가 사회에서 그렇게 평가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보니까.
그리고, 이건 Catherine이 해 준 이야기인데, 호주는 영주권이 없으면 살기 쉽지 않은 나라란다. (하긴, 어느 나라가 영주권 없이 살기 쉽겠냐마는.) 물론 영주권이 있다고 해서 살기 쉬운 나라라는 뜻은 절대로 아니고. 그래서, 영주권 있는 사람과 결혼하는 게 영주권을 얻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호주에서는 영주권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면 그 사람도 영주권이 생긴다고 한다.
마침 오늘 옆집에서 집 경매가 열렸는데 Jeffrey가 잠깐 구경하고 왔다. 몇년전(?)에 경매로 내놨다가 $640,000까지 나왔는데, 집주인이 팔지 않았었는데, 다시 경매로 내놨다고 한다. 이번엔 $635,000까지 나왔는데 팔았다고 한다. 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경매에 내놓 는다는 집을 종종 봤다. (신문에도 auction section이 있다.) 집을 경매로 사고 파는 게 흔치 않은 나라에서 산 나로서는 재밌는 일.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경매로 많이 사고 팔지만, 그게 일반적인 사람들이 집을 사고 파는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니까.)
나이가 들어 정년퇴직하고 났을 때 (혹은 직장에서 다쳐서 더 이상 직업을 구할 수가 없을 때 등) 연금 받기가 점점 힘들어진다고 한다. 퇴직금 제도가 생겨서 그런 점도 있다고 한다. (게다가 작년인가에는 국가에서 그 연금... 잘못 투자해서 연금 낸 개인들이 엄청 손해봤다고;;; ) 그렇지만, Grace 말로는 호주는 연금제도가 잘 되어있는 편이기 때문에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한다. (하긴, Jeffrey 말도 점점 힘들어진다고 한거지...) 연금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듣는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제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문제 많다.-_-*
집에 돌아오니 Virgie와 Garce는 이미 와 있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샤워하고 나오니 Viki와 Missy가 와 있고, 또 누군가를 기다린다. 알고보니 Tessie의 어머니와 그 친구분 (그 때 그 두바이... 그 사람이 알고보니 Tessie 어머니랑 아는 분이라고 한다.). 잠깐의 우여곡절(?) 끝에 모두 모여서 저녁을 먹었다. 역시 그 분... John이 틀어놓은 Blue Brothers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왜 나보고 그 때 안왔냐고 한소리까지;;; 여걸타입.
나는 피곤해서 먼저 잔다고 하고 방에 들어왔고, 지금도 저 너머에서는 음악소리가 들리고 있다. -o-
